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인 바이두가 2024년 2분기 실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며 시장의 실망을 자아냈다. 이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바이두가 직면한 과제를 여실히 드러낸 결과로 분석된다.
23일 홍콩 증시에서 바이두의 주가는 장 초반부터 6% 이상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이는 전날 저녁에 발표된 실적 부진의 여파로, 매출은 339억 위안(한화 약 6조 36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은 8% 하락하며 74억 위안에 머물렀다.
바이두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온라인 광고 부문에서의 실적 둔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192억 위안을 기록하며 광고 시장의 경쟁 심화와 경제 불확실성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광고 수익 감소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이는 바이두의 성장 전략에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리옌훙 바이두 CEO는 실적 발표에서 “급격한 AI 기술의 도입이 광고 수익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두가 최근 AI를 활용해 사용자 검색 경험을 개선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광고 모델과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두는 검색 엔진에 AI 생성 콘텐츠의 비중을 크게 확대하고 있으며, 5월 기준 11%였던 AI 콘텐츠 비율이 최근 18%까지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두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보택시 사업은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자율주행차 기반의 택시 플랫폼인 ‘뤄보콰이파오’는 전년 대비 주문 건수가 26% 증가하며 90만 건에 근접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이두는 현재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제품의 가격은 약 3만 달러 선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바이두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이치이(iQiyi)도 도전에 직면해 있다. 2분기 동안 아이치이의 멤버십 수익이 9% 감소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과적으로 바이두는 AI 기술을 통한 미래 성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와 기존 광고 사업 모델의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러한 부진이 계속될 경우, 바이두의 향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