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영국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가 23일 첫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통화는 스타머 총리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으며, 양국 정상은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정세 속에서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스타머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현재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불안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주요 경제국으로서, 양국 관계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동반자로서 대화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안정적이고 상호 이익을 주는 양국 관계가 세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영국이 중국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봐 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20기 3중전회 결과를 설명하며, 중국의 개혁과 현대화 추진이 세계 각국, 특히 영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금융, 녹색경제,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하고 인문 교류를 심화하길 원한다고 밝히며, 상호 존중과 평등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도 영국 총리실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 국경 안정, 경제적 안정을 포함한 영국의 우선순위를 언급했다. 그는 무역, 경제, 교육 등 다양한 협력 분야를 논의하며, 양국이 필요 시에는 홍콩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인권 등 견해차가 있는 분야에서도 솔직한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장관급 대화와 같은 실질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에 동의했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며, 이는 2023년 이후 영국 외무장관의 첫 중국 방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머 총리는 중국에 대한 영국의 입장이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했다. 이에 시 주석은 영국과의 대화와 접촉 강화를 중시하며, 양국이 함께 노력해 세계 평화와 발전을 이루자고 화답했다.
한편, 영국과 중국은 2015년 ‘황금시대’로 불리던 양국 관계에서 최근 몇 년간 스파이 혐의와 정보 유출 사건으로 갈등이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양국은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